1988년 서울을 그린 넷플릭스 신작<서울대작전>으로 보는 88서울올림픽의 어두운 그림자

넷플릭스 신작 영화 서울 대작전이 8월 26일 공개되었습니다. 제 블로그에도 소개된 임금님의 사건수첩과 코리아의 문현성 감독의 작품으로 유아인 배우를 필두로 고경표, 이규형, 박주현, 문소리, 김성균, 오정세 등 개성 있는 연기파 배우들이 모였습니다. 영화는 올림픽을 앞둔 1988년 서울을 배경으로 비자금에 관한 이야기를 픽션으로 다루고 있지만 시대의 배경은 역사적 사실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 흥미로운 점은 현대자동차의 과거 모델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영화 제작 단계에서부터 넷플릭스와 협업하여 80년대를 풍미한 차량이었던 포니 픽업, 1세대 그랜저, 2세대 소나타 등을 등장시켜 과거 향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레트로적 감성과 차량 추격신이 돋보였던 영화 서울 대작전의 이야기와 당시 88 서울 올림픽 개최 과정의 어두운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88 서울 올림픽의 그림자

스스로 덫에 걸린 독재자

88 올림픽 개최 확정은 제5공화국인 전두환 정권에서 결정되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올림픽을 이용하여 자기 정부의 정당성을 홍보하고 정권을 이어나가기 위한 목적 중 하나로 이용하였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민주화 운동과 이를 탄압하는 과정이 외신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올림픽 개최를 앞둔 시점에서 개최지가 변경되거나 취소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IOC에서도 개최국 변경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에서의 올림픽이 취소되면 공산국가의 견제에 대한 효과를 노리던 미국 입장도 난처하게 될 것이 뻔했습니다. 이에 미국은 당시 정권의 탄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면서 전두환 정권은 민주주의 탄압을 포기하게 되었고 항복을 선언하게 됩니다. 올림픽을 이유로 자신의 정권을 정당화하려 했던 그였지만 오히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빛을 보기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자신의 정권에서 유치된 올림픽이었지만 그는 올림픽 개최식에 참가할 수 없었습니다. 집에서 TV로 노태우 대통령이 개회 선언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두 사람의 사이는 갈라지게 되었고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한 그분은 결국 백담사로 향하게 됩니다.

축제의 희생양이 된 사람들

영화의 초반에 등장한 장면 중 철거되어 황폐해진 상계동의 모습이 나옵니다. 실제 올림픽 개최가 결정되면서 성화봉송 중 미관을 해치는 건물이 보이면 안 되는다는 명령이 나왔고 성화봉송의 루트에 있는 주변 판잣집들은 모두 무단으로 철거해버렸습니다. 건물뿐 아니라 부랑자, 거지, 장애인들을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잡아가 보호시설에 수용시켜버렸습니다. 또한 경기장이 열리는 곳 인근 역시 철거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목동과 상계동이 그 지역에 포함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개발지역으로 바뀌며 오늘날 높은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대규모 주거 단지이자 사교육의 중심지 중 한 곳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건물뿐 아니라 시장도 미관을 해지는 곳 중 한 곳으로 규정하여 노점상 등을 쫓아내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기만 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망한 철거민은 모두 14명이나 되었습니다. 더욱 문제가 되었던 것은 이러한 문제가 언론에 전혀 알려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일부 재야 언론에서는 이런 참혹한 현실을 보도했지만 국민들이 많이 보는 주요 언론에서는 보도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무분별한 개발 사업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은 치솟기 시작했고 전월세 역시 상승하면서 축제의 기간을 즐기기는커녕 생계 걱정을 하며 살아야만 했습니다.

 영화 이야기

슈프림팀을 이끄는 드리프터 동욱(유아인)은 외국에서 불법으로 취득한 돈을 가지고 대한민국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안검사(오정세)의 손에 걸리게 됩니다. 안검사는 이들을 풀어지는 대가로 정부의 부정한 비자금을 쫓아 비공식적인 수사를 제안하게 되고 상계동 슈프림팀은 이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렇게 비선 실세 강인숙(문소리) 회장과 비자금 운반의 핵심 인물인 이현균(김성균) 실장을 마주하게 되고 비자금 운반을 시작하게 됩니다. 실수 없이 진행하는 모습에 강인숙 회장의 총애까지 받게 되었지만 이를 불만으로 여긴 이현균 실장은 복남(이규형)과 동욱의 여동생인 박윤희(박주현)를 잡아 장난스러운 위협을 하게 됩니다. 슈프림팀은 더 이상 이런 위험한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마지막 일을 하기 위해 나섭니다. 이 과정에서 친구인 오우삼(고경표)이 잡혀 모진 고문을 당하지만 결국 그를 구하고 비자금으로 대한민국을 떠나기로 한  강인숙 회장까지 막아서게 됩니다. 

영화 이야기를 끝맺으며

레트로적 감성과 다양한 차 추격신 등 많은 볼거리를 선사하지만 사실은 조금은, 아니 많이 아쉬운 작품입니다.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만큼의 성과는 미지수일 듯합니다. 하지만 88년도 올림픽 개최과정을 묘사하고 당시 독재정권과 비선 실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단순한 오락영화는 아닙니다. 올림픽의 개최는 당연히 역사적으로 기억해야 할 축제임은 분명 하나 올림픽을 유치하는 과정과 이를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불건전한 정치권 세력들이 존재했다는 것 역시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지만 많이 아쉬움이 드는 영화, 하지만 올림픽 개최를 위한 그림자를 다시 한번은 생각해볼 영화 <서울 대작전>의 이야기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영화 정보

개요 : 액션 / 한국

출시일 : 2022. 08. 26

평점 : 4.99

주연배우 : 유아인, 고경표, 이규형, 박주현, 옹성우, 문소리, 김성균, 오정세, 정웅인

감독 : 문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