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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 보는 동양 역사 이야기

추억의 만화 '검정고무신'의 故 이우영 작가의 저작권 논란

by 역사는극치 2023.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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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검정고무신을 그린 이우영 작가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 입니다. 검정고무신은 1992년 소년 챔프에 연재된 이후 2006년까지 연재해 한국 코믹스 만화 사상 최장수 연재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작품의 인기와 높은 완성도 덕에 1995년에는 문화체육부로부터 '한국만화문화상 신인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1999년 YWCA 우수만화 추천작품, 2000년 문화관광부 주관 출판만화 영상문화대상 등을 받았습니다.

1960~70년대를 배경으로 과거를 회고하는 성격의 작품이었기에 쉽게 성패를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복고라는 키워드가 등장하면서 2000년대 들어 더욱 주목받기 시작하였습니다.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총 네 개의 시즌에 걸쳐 KBS에서 방송된 애니매이션은 작품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큰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모두가 가난으로 힘들었던 시절을 그렸기에 과거를 추억하는 작품이였고, 하나의 홈 드라마로 정착했습니다. 마냥 무겁고 불우한 사회상만을 그린것이 아니라 밝고 유쾌한 기운을 함께 그려냈기 때문에 더욱 폭 넓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관심과 사랑은 최근까지도 각종 SNS에서 볼 수 있을 만큼 그 인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3월 11일 이우영 작가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충력을 주었고 질병이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었기에 더욱 큰 비극으로 남게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큰 인기 작품을 만든 만화가였지만 그 뒤에는 어두운 출판 업계의 현실이 있었습니다. 

 

생전 15년간 1200만원 받아..

이우영 작가는 살아생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캐릭터 대행 회사에서 자신들이 저작권자라고 주장하고 원저작자인 만화가도 상의하지 않으면 캐릭터를 그릴 수 없다. 분기별 수익 정안도 10만원에 불과했다" 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이우영 작가의 타계 이후 그가 제대로된 저작권 수입을 취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15년간 저작권료 등으로 취한 수입은 1천200만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성주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검정고무신'으로 파생되어 사업화 한 갯수가 77개를 넘어가는데 정작 이우영 작가가 수령한 금액은 총 1천 200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실제 이우영 작가는 캐릭터 업체와 수년에 걸친 저작권 분쟁을 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작가의 허락없이 극장판 등 2차 저작물을 만들었다는 주장이 있어 이 문제 역시 저작권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제작사는 허위주장이라고 맞받아치며 모든 권리를 위임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계약 기간을 설정하지 않고 영구적 사업권을 성정했다는 점에서 계약서가 불공정하고 효력도 없다는 점을 위원회에서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제도 개선을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3월 24일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장 등을 만나 창작자들의 작품을 지켜야 제2의 검정고무신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대책위원회는 오는 2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웹툰표준계약서, 만화진흥법, 예술인권리보장법, 저작권법 등 개정 및 보완을 통한 창작자의 권익 개선 방법 논의 기자회견을 열고 제도 개선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우리의 어린 시절 친구와도 같았던 만화가 어른들에게서는 그저 더 많은 수익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만 악용했습니다. 또하나의 갑과 을에 대한 논란이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처럼 사회적 이슈가 되어야만 잘못된 구조를 바꾸려는 인식은 여전히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며 지금도 어딘가에서 갑질과 잘못된 수익 분배를 통해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는 정부의 정책이 나오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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