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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 보는 동양 역사 이야기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와 명포수의 이야기를 그린 <대호>의 역사와 영화 이야기

by 역사는극치 202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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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충격과 공포를 주었던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각본과 부당거래, 신세계 등 대한민국의 흥행을 이끌었던 박훈정 감독이 2015년 영화 <대호>를 선보였습니다. 이미 몇 차례 같이 촬영의 인연을 맺은 믿고 보는 배우 최민식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대호는 조선이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의 산군이라고 불리는 대호를 잡기 위해 일제가 저지른 만행과 함께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다른 시각으로는 호랑이 사냥이 조선의 마지막 운명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고 보기도 합니다. 2016년 제21회 춘사영화상에서 기술상, 제36회 황금 촬영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으며 제53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기술상을 받았을 만큼 평론가와 관람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최민식 배우 외 연기파 배우로 잘 알려진 정만식 배우와 김상호 배우가 출현하여 영화의 흥미를 더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영화 대호의 줄거리와 시대적 배경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대호의 포스터로 천만덕 역할을 맡은 주연배우 최민식의 얼굴이 있습니다.
영화 대호의 포스터

영화 정보

개요 : 드라마 / 대한민국 / 139분

개봉 : 2015. 12. 16

평점 : 8.21

관객수 : 176만 명

배우 : 최민식, 정만식, 김상호, 성유빈, 오스기 렌, 정석원

감독 : 박훈정

역사 이야기

조선의 호랑이

1920년대까지만 해도 한반도에서는 호랑이가 출몰하였고 사냥도 행해졌다고 전해 집니다. 더욱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 시대에는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였고 특히 조선 후기에는 호랑이 출몰이 기승을 부렸습니다. 산을 개간해 밭을 만들면서 야생 동물들과 부딪히는 일이 발생하였고 그중 호랑이를 만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보면 영조 10년에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호랑이에 의해 사망한 사람의 숫자가 140명에 달았다고 쓰여 있습니다. 

호랑이 사냥

영화에서도 그렇고 간혹 호랑이를 신격화하는 부분이 있지만 위의 글처럼 호랑이는 백성의 목숨을 위협하는 동물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조선은 호랑이 사냥 부대인 착호 군을 만들어 전문적으로 사냥에 나섰습니다. 성종 왕 때는 착호군 규모가 440명에 달할 정도로 확대됐습니다. 착호 군의 권력은 상당하였기 때문에 사냥에 나설 때 주변 마을 사람들을 몰이꾼으로 동원할 수도 있었고 이러한 이유로 백성들의 원성을 사기도 합니다. 착호 군이 존재하였지만 호랑이에 의해 백성들이 사망하는 사건은 끊이지 않았고 이 때문에 호랑이를 잡아 바치는 백성들에게는 신분을 올려주고 세금을 면제해 주는 등 호랑이 사냥을 적극 장려했습니다. 

사라진 호랑이

시간이 지나면서 산지가 개발되고 인간들의 사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호랑이의 개체수는 급감하기 시작했습니다. 호랑이는 1900년 들어서는 터전을 잃고 백두산 쪽으로 넘어가기거나 전라도 섬 지방 일대로 들어왔습니다. 공식적인 기록으로 1922년 경주에서 잡힌 호랑이가 마지막 개체라고 보고 있습니다. 호랑이 사냥이 백성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부분도 있지만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호랑이의 모피는 비싸게 거래됐고 특히 외국인들은 한반도 호랑이 가죽을 매우 귀하겨 여겼습니다. 영화 대호에서도 일본 고관 마에조노가 호랑이 사냥에 나선 것은 조선 최고의 전리품인 호랑이 가죽을 얻기 위해서였습니다. 

영화 이야기

사건의 시작

한때는 명성을 날리던 조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은 지리산 오두막에서 아들과 함께 산나물을 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들 석(성유빈)이 어릴 때는 총 쏘는 법을 가르치기도 했지만 판단 착오로 인해 부인을 쏴서 죽게 만든 후 조용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한편 조선을 침략한 일제 장교 류(장석원)는 그의 상관인 마에노조(오오스기 렌)에게 바치려는 애꾸눈 호랑이 대호를 잡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마에노조가 대호의 가죽을 갖고 싶어 했기 때문입니다. 천만덕이 은퇴한 후 구경(정만식)은 도포수 대장으로 있었고 칠구(김상호)가 그를 따릅니다. 류의 명령에 따라 이들은 대호를 잡기 위해 암컷과 새끼들을 잡은 후 그 사체로 덫을 놓지만 대호는 영리하게도 덫을 망가트리고 살아남은 새끼를 가져간 후 죽은 새끼와 암컷을 그리워하며 울부짖습니다. 사냥에 실패 한 구경은 천만덕에게 같이 합류하길 제의하지만 거절합니다. 그러나 아들 석은 자신의 연인이 자신의 어려운 형편 때문에 다른 곳으로 시집가는 것을 막기 위해 호랑이 사냥에 참여하여 돈을 벌려고 합니다. 구경은 이를 승낙하는데 사실은 천만덕을 끌어들이기 위한 계략이었습니다. 대호 사냥에 실패하면서 일본 장교 류에게 병사를 요청하였고 마에조노 장군까지 참여하면서 사냥을 다시 한번 시작합니다. 이때 천만덕은 아들 석을 찾기 위해 지리산을 헤맵니다. 다시 한번 일본군과 호랑이 사냥꾼들이 있는 지리산으로 옮겨 갑니다. 점점 수색 망을 좁혀가고 있는 그들이고 이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대호는 물이꾼들을 향해 순식간에 공격을 하였고 일본군은 혼비백산하여 큰 피해를 보게 됩니다. 여기에 같이 참여했던 석이 또한 큰 부상을 입고 쓰러집니다. 

인연과 악연

대호는 부상당한 석이를 두고 다른 이들을 공격합니다. 움직일 수 없던 석이는 늑대들에게 끌려가게 되고 그날 밤 대호는 석이를 늑대들에게서 구해 준 후 천만덕의 집에 석이를 놓고 산 중터에서 이 장면을 지켜봅니다. 워낙 큰 부상을 입었던 석이는 결국 사망을 합니다. 천만덕은 아들 석이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사실 대호와 천만덕은 오래전 인연이자 악연이 된 사연이 있었습니다. 천만덕이 전성기 포수였을 때 대호의 어미를 잡았습니다. 대호는 당시 새끼 호랑이였고 다른 포수들이 새끼마저 잡자고 했지만 천만덕은 이들을 말리고 오히려 대호에게 음식을 주며 돌봐주기도 했습니다. 그때의 만남이 이들에게 남아 있는 것입니다. 

영화의 결말

일본군은 조선 호랑이의 씨를 말리려는 듯 엄청난 규모의 병력을 동원해서 지리산을 올랐습니다. 하지만 일본군은 대호에게 당하게 되고 이 틈을 노려 구경(정만식)이 총구를 겨누지만 대호의 반격으로 구경은 죽게 됩니다. 그리고 천만덕과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대호의 길을 잘 알고 있는 천만덕은 미리 자리로 가 그를 기다렸고 마침내 그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의 앞에 천만덕은 큰 절을 올리고 총을 장전합니다. 하지만 이 둘은 어느 누구도 섣불리 공격을 하지 않습니다. 총을 내려놓고 칼을 잡고 정면으로 공격을 합니다. 그러다가 둘은 같이 절벽 아래로 떨어집니다. 영화는 대호가 어미와 노는 모습, 천만덕이 아들 석이와 함께 노는 모습을 그리며 끝이 납니다. 

영화 이야기를 끝맺으며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와 백성의 마지막을 그린 듯합니다. 호랑이를 CG로 표현하면서 사실감을 주었다는 것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민둥산을 찾아가 나무를 심어 만들었다는 장면 역시 얼마나 영화에 공을 들였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최민식의 그전 작품이 엄청나게 호평을 받은 명량의 이순신이었기 때문에 그 장면들과 오버랩되면서 많은 흥행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추천드리는 영화입니다. 조선시대의 호랑이들이 사람들을 공격하면서 위협이 되는 존재였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선의 호랑이라는 말이 따로 있을 뿐 아니라 한반도의 모습을 호랑이처럼 그리면서 그가 상징하는 것이 특별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일제가 우리의 모든 것을 말살하려고 했던 것은 대한민국의 상징을 없애려고 한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역사의 의미를 알고 본다면 더욱 특별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영화 <대호>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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