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의 남자>의 배경이 된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 '한국의 탈춤' 이야기

모로코의 라바트에서 열린 제17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탈춤이 인류 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으로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탈춤은 높은 예술성과 신분제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해학적으로 풀어내며 보편적 평등을 지향하는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2001년 등재된 종묘 제례악을 시작으로 판소리, 강강술래, 아리랑 등 총 22개의 인류 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한 문화 강국이 되었습니다. 한국 영화 중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는 꽤나 많은 탈춤 장면이 나옵니다. 2005년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는 주인공들이 탈춤을 통해 세상을 풍자하는 남사당패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가 개봉한 후 많은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을 만큼 엄청난 화제를 낳았습니다. 천만 영화 중 한편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준기 배우를 국민 배우 반열로 올려주게 만든 작품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영화 <왕의 남자>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탈춤의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사 이야기

탈춤의 세가지 흐름

첫 번째는 농촌탈춤으로 지역사회에서 오랫동안 이어온 행사입니다. 보통 마을 신을 즐겁게 하여 역병을 몰아내고 마을의 번영과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행해졌습니다. 대표적인 탈춤은 안동 하회 별신굿 탈놀이입니다. 사회계층의 부조리한 계급사회를 노골적으로 풍자하고 있어 양반들의 반감을 일정 부분 해소시켜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양반들이 지원을 해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본산대놀이(떠돌이탈춤)로 농촌 탈춤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조선 후기 경제의 발전으로 인해 도시가 형성되면서 가난한 유랑민 무리들이 상업적 목적으로 탈춤을 하며 여러 도시를 떠돌아다니며 행한 탈춤입니다.

세 번째는 별산대놀이(도시탈춤) 입니다. 도시의 상인들이 자체적으로 놀이패를 만들고 이들을 후원하게 되었는데 본산대 놀이와 다르다고 하여 별산대놀이라고 칭하게 되었습니다. 양반들의 소유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양반을 풍자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으며 표현도 다양해졌습니다. 

영화 <왕의 남자>는 별산대놀이의 흐름인 남사당패로 볼 수 있습니다. 남사당패는 남자만으로 구성된 유랑예인집단으로 보수를 받고 밤새워 놀이판을 벌이는 집단입니다. 농악, 대접돌리기, 줄타기, 가면극, 인형극, 꼭두각시놀이 등 을 공연하였고 이러한 연희는 지금도 전승되고 있습니다. 남사당패는 중요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탈춤의 특징

탈춤이 세 가지 흐름으로 나뉘지만 본질은 모두 같습니다. 춤과 노래, 연극이 어우리진 종합예술로 풍자와 해학을 통해 조선시대 고유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탈춤 안에서 만큼은 상민이 양반을 비판하기도 하고 모욕을 주기도 했으며  부조리한 사회 문제나 도덕적 모순 등도 주제로 삼아 재치 있게 풀어낸 것이 특징입니다. 관객들의 동조를 통해 소통의 예술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탈춤을 통해 억압된 감정을 표출하는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소외받은 자들의 대변인이기도 했기에 사람들의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 왔습니다. <왕의 남자> 남사당패는 연산군과 그의 애첩인 장녹수를 풍자하는 놀이판을 벌이면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으며 한양의 명물이 되기도 합니다. 

역사가 주는 교훈과 느낀 점

K-컬쳐라고 불리며 세계는 한국의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가수가 빌보드 차트에 1위를 하였고 대한민국의 영화가 미국의 영화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탈춤은 고려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하나의 예술이었고 지금의 K-컬처로 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튼튼한 근본이 있었고 이것을 계승하려 노력하였던 덕분에 대한민국의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옛것을 보존하며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조화로운 환경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원조 종합예술인 <탈춤>의 유네스코 등재를 축하하며 오늘은 영화 <왕의 남자>의 배경이 된 탈춤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