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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 보는 동양 역사 이야기

영상으로 그린 수묵화 영화 자산어보

by 역사는극치 2022.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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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정약전의 동생인 정약용에 대해서는 모든 이들 잘 알고 있지만 이번 영화 자산어보를 통해서 정약전이란 사람을 새로이 알게 된 분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역사 영화 장인 이준익 감독의 작품이자 조선시대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처음 등장하는 설경구까지 많은 볼거리와 진한 감동을 주는 한 편의 수묵화 같은 이 영화의 주인공인 정약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자산어보의 포스터로 설경구와 변요한 배우가 바다위에 배를 뛰우고 서를 향해 웃고 있다
영화 자산어보의 포스터

 

영화 정보

개요 : 드라마 / 한국 / 126분

개봉 : 2021. 03. 31

평점 :  8.9 (다음) / 9.03 (네이버)

관객수 :  342,540명

 

 

영화 간단 스토리

주연배우 :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 민도희

감독 : 이준익

 

순조 1년 신유박해로 세상의 끝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설경구)은 그 곳에서 바다 생물에 매료되어 책을 집필하기 시작합니다. 혼자의 힘으로는 책을 집필하기 어려웠던 정약전은 출세하기 위해 글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를 만나 서로의 지식을 바꾸자는 거래를 합니다. 신분은 달랐지만 서로의 벗이 되고 서로의 스승이 되었던 정약전과 창대를 중심으로 그린 이야기입니다.

 

 

권력 다툼의 희생양이 되었던 종교. 신유박해

실학자인 정약전은 왜 흑산도로 유배를 가야 했었던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먼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유사옥이라고도 하는 이 박해는 종교를 탄압한 사건이었습니다. 그 종교가 바로 천주교입니다. 천주교는 정조 8년(1784) 3월 이승훈이 중국에서 영세를 받아 귀국한 뒤 나라 안에 급속하게 퍼졌습니다. 당시 성리학적 지배원리의 한계성을 깨닫고 새로운 원리를 추구하며 부패하고 무기력한 봉건 지배체제에 반발한 민중을 중심으로 멀리 퍼져나갔습니다. 특히, 1794년 중국인 주문모 신부가 조선에 들어오고 정조의 관대한 정책은 확대의 가져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조선은 대대적으로 가부장적 권위와 유교적 의례, 의식을 지켜오던 나라로써 천주교는 유교사회의 도전이자 지배 체재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었습니다. 

탕평책을 펼치던 정조가 죽고 어린 순조가 왕위에 오르자 수렴청정을 하게 된 정순대비와 세도정치 세력가들은 천주교의 확대는 위협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를 구실로 노론 등 집권 보수세력이 당시 정치적 반대세력인 남인을 비롯한 진보적 사상가와 정치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천주교를 구실로 삼았습니다.  순조 1년 천주교도와 주준모 신부를 포함한 진보적 사상가들 약 100명이 처형되었고 약 400명이 유배되었습니다.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천주교를 박해 한 사건이 바로 신유박해 입니다. 

 

 

 

서로가 스승이 되었던 벗. 정약전과 장창대

이러한 신유박해로 동생 정약종은 참수형을 당하였고, 둘째 동생인 정약용과 자신은 각각 다른 곳에서 유배를 시작합니다.

정약전은 조선시대 영조, 정조, 순조 때 살았던 성리학자이자 실학자로 서학의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입니다. 천주교 태동기를 이끌었으며 신봉하였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신유박해로 흑산도로 유배되었으며 그곳에서 영화의 제목인 자산어보를 집필하게 됩니다. 

항상 호기심이 많았던 정약전은 흑산도 바다 생물에 대해 궁금해하였고 결국 책으로 이것을 널리 알리기로 합니다. 물고기를 알고자 해부까지 할 정도로 열정이 넘쳤지만 물고기의 생태에 대해서 알기에는 양반으로서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때 그를 도와준 사람이 어부 장창대 입니다. 자산어보에는 장창대의 관찰력을 볼 수 있는 대목이 여러 군데 발견됩니다. 상어의 교미와 부화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조인이 많이 실려있으며 이는 현대 생태학에서 자산어보에 나오는 번식 또한 일치할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장창대는 실존 인물로 자산어보 서문에 몇 줄 밖에 나오지는 않지만 그를 위해 정약전이 시를 지어줬을 정도로 그 둘의 관계는 스승 이상의 친구였습니다. 

이리하여 자산어보는 1814년에 쓰인 어류 학서가 됩니다.

 

 

영화 이야기를 끝맺으며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색감이 없는 흑백의 영상미를 제공합니다. 이 흑백의 영상은 한 편의 수묵화와도 같은 느낌을 줍니다. 코로나19 팬더믹이 였던 2021년에 개봉하여 많은 관객수를 기록하지는 못하였지만 높은 평점의 수준은 거짓이 아닙니다. 자산어보 서론에 몇 줄 나오는 창대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양반과 평민이 가지고 있는 계급의 차이를 이 영화는 평등으로 바꿉니다. 천주교를 믿었던 정약전 역시 창대를 상놈이라 부르지만 아이러니한 친근감일 뿐 그를 상놈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또한 창대 역시 그를 죄를 짓고 온 그를 양반처럼 떠받들지도 않습니다. 이 둘은 투닥투닥 거리지만 서로의 친구이자 스승이 되어 줍니다. 

흑백영화는 지루하다라는 강박관념을 없애준 영화이고 너무 재미있게 본 영화 중 하나였습니다. 이번 영화 자산어보는 현재 넷플릭스에서도 시청 가능하니 아직 못 보신 분들이라면 진한 감동을 주는 이 영화 꼭 감상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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