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디어로 보는 동양 역사 이야기

억압의 시대를 따뜻하게 풍자한 영화 <효자동 이발사>의 이야기와 역사 이야기

by 역사는극치 2022. 8. 13.
반응형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영화 효자동 이발사의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2004년 개봉한 영화로 젊은 송강호와 문소리를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 정권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사사오입 개헌, 3.15 부정선거, 4.19 혁명, 5.16 군사 정변까지 부패와 당시 권력을 잡은 사람들의 모습을 일반 서민의 눈으로 보며 해학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오늘은 억압의 시대에 일어난 사건과 영화 효자동 이발사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영화 효자동 이발사의 포스터로 송강호&#44; 문소리&#44; 이재응 배우가 함께 이발소 안에서 서있다
영화 효자동 이발사 포스터

영화 속 사건의 이야기

사사오입 개헌

때는 1954년 이미 두 번이나 당선된 이승만 대통령은 세 번째 대통령을 하기 위해 법을 바꾸기로 합니다. 당시 헌법상 대통령은 3선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실시된 개헌 투표 결과 의원 203명 중 찬성 135명, 반대 60명, 기권 7명이 나왔는데 이 법을 통화하려면 2/3인 찬성을 해야 했습니다. 수학적으로 볼 때 135.333 명의 찬성이 되었고 0.333명이 모자라 부결이 됩니다. 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은 사사오입의 원칙을 적용시켜 203명의 2/3은 136명이 아니라 135명이라 주장하며 개헌안을 통과시킵니다. 이것이 바로 사사오입 개헌입니다. 이 개헌으로 12년의 장기집권이 이뤄졌습니다.

1960년 3월 15일 부정선거

이렇게 다시 대통령 출마를 하게 된 이승만 대통령은 당선이 되기 위해 부정선거를 저지릅니다. 지금은 보장되어 있는 비밀 투표도 당시에는 소용없었으며 투표장에 정전을 일으켜 이미 준비되어 있는 투표함을 몰래 바꾸기도 하였습니다. 민주주의의 개념이 부족했던 당시였기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인식 역시 부족했기도 했습니다. 이런 부정한 선거 방법으로 다시 한번 대통령은 이승만에게 돌아갑니다. 

1960년 4월 19일 4.19 혁명

하지만 민주주의 참된 뜻을 잘 아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부정선거가 계기가 되어 마산에서 대통령 선거 무효 운동이 일어납니다. 학생들을 위주로 일어난 운동이었으며 여기에 참여한 고등학생 김주열 군이 실종되었고 27일 만에 마산 앞바다에서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발견되게 됩니다. 이 사건이 신문에 알려지자 전국에서 정부에 대한 거센 운동이 일어나게 되었고 비상계엄령까지 선포하게 됩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열망했던 이들의 완강한 투쟁에 결국 이승만 대통령은 4월 26일 하야하게 됩니다.

1961년 5월 16 군사정변

정권에 대한 욕심은 군사정변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제2군 소장 박정희를 중심으로 육군사관학교 8기생 출신의 군인들이 한강을 건너 서울을 점령하였습니다. 그리고 청와대로 향하였습니다. 이후 박정희는 제5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었고 그렇게 제3 공화국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6, 7, 8, 9대까지 대통령을 하며 장기 정권을 하게 됩니다. 특히 입법, 행정, 사법인 3권을 모두 대통령 중심으로 하는 유신 체제를 이어갔기 때문에 독재자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서거

유신 체제와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대한 불만을 품은 중앙정보부 부장 김재규가 대통령과 경호실장을 죽이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18년 동안 이어져온 유신의 시대가 끝이 난 것입니다. 그리고 최규하가 10대 대통령이 되었지만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이 다시 한번 군사정변을 일으키며 대통령이 되고 맙니다. 

영화 이야기

사사오입으로 낳은 아이

청와대 근처의 동네인 효자동에는 성한모(송강호)가 운영하는 이발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잠깐 그를 보조하는 김민자(문소리)가 이곳 효자동 이발소에서 사람들의 이발과 면도를 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모는 민자를 임신시키고 맙니다. 5개월이 돼서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민자는 고향에 정인이 있었고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하자 사사오입 개헌을 이야기하며 5달이 넘으면 무조건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합니다. 법이 그렇다면서 말입니다.

4월 19일 학생들이 시위를 하는 가운데 민자는 낙안을 낳습니다. 낙안이란 이름은 세상을 평탄하게 오래 살아라는 뜻입니다. 

투철한 신고정신

낙안이 아장아장 걸을 5월 효자동에 땅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이상함을 감지한 한모는 낙안과 함께 밖에 나가자 탱크 한대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한모의 앞에 서며 청와대가 어디인지 물어봅니다. 그렇게 시작된 박정희 대통령이 당선되었습니다. 평소와 같은 어느 날 청와대 경호실장이 한모의 이발소에 들어오게 됩니다. 이발소에서 실컷 낮잠을 자고 일어나더니 오늘 밤 12시에 수상한 사람이 나타날 것 같으니 보면 꼭 신고를 하라 말하며 돌아갑니다. 그날 밤 정말 수상한 사람이 지붕 위에서 누군가를 감시하고 있었고 한모는 그가 간첩이라 생각하여 신고를 합니다. 하지만 그는 중앙정보부 직원이었습니다.

대통령 전담 이발사

신고정신으로 청와대까지 가게 된 한모는 그 안에서 대통령을 만나게 되었고 표창장까지 받게 됩니다. 그리고 경호실장의 갑작스러운 부름에 달려간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이발과 면도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한모는 대통령의 이발을 책임지게 된 이발사가 된 것입니다. 자부심과 나라에 대한 충성심까지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대통령의 신임을 받게 되었고 대통령을 따라 미국 순방에도 동행하며 지역의 유지로도 군림하게 됩니다. 

무장공비의 병

한국전쟁은 아직 휴전의 개념이 더 컸기 때문에 북측에서 무장공비가 침입하게 됩니다. 이들은 설사병을 앓았는데 이 병 하나만으로 국민들이 설사병에 걸리면 모두 간첩으로 간주하여 잡아가 모진 고문을 하게 됩니다. 효자동 사람들도 예외는 아녔습니다. 이때 한모의 아들인 낙안은 설사를 하게 됩니다. 하필 경호실장이 이발소에 있을 때 말입니다. 당황한 한모는 아들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파출소에 데려가 순경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혼자 돌아옵니다. 잠깐만 맡아달란 뜻이었지만 간첩으로 오해받으며 중앙정보부로 인계되고 맙니다. 이렇게 낙안은 집으로 돌아올 수 없게 됩니다.

일어서지 못하는 낙안이

민자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간첩사건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고 그렇게 낙안은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많은 고문으로 인해 예전처럼 서지도 뛰지도 못하는 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믿고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나라에 대한 배신을 당한 한모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며 오열합니다.

용의 눈을 먹어라

한모는 아들의 다리를 고치기 위해 용하다는 한의원은 어디든 찾아갑니다. 그렇게 강원도의 어느 깊은 산골까지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만난 의원에게 몇 년 후 용이 죽으며 그 용의 눈을 파내어 말린 국화꽃과 같이 먹이라고 합니다. 이듬해 정보부장에 의해 대통령이 죽게 되었고 이 사건은 라디오를 통해 한모의 귀에 들리게 됩니다, 그리고 의원이 말한 이야기를 떠올리게 됩니다.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한 후 밤에 몰래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이 그려진 초상화에서 동공 부분의 페인트를 벗겨 말린 국화꽃과 함께 아들에게 먹이게 됩니다. 하지만 바로 기적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거절과 기적

청와대에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과거 대통령의 이발사였기에 계속해서 그 일을 맡아주길 원했지만 한모는 이를 거절합니다. 더 이상 자신이 생각한 나라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거절의 결과는 아픔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대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낙안이 힘겹지만 자신의 힘으로 일어섰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낙안에게 자유로운 삶이 다시 한번 생기게 됩니다. 

영화 이야기를 끝맺으며

지금은 너무나 유명한 배우들이지만 이 배우들의 젊은 시절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마냥 웃으며 볼 수는 없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억압의 시대에 일어난 부정부패와 권력을 향한 욕심이 당시 국민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였는지를 해학스럽게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다른 주인공 낙안은 바로 민주주의가 아닐까 합니다. 박정희 시대에 낙안이 자유롭게 걷지 못했고 그 시대가 끝이 나자 자신의 힘으로 일어설 수 있게 된 설정 역시 유신의 끝이 나고 민주주의가 조금씩 오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후 12.12 군사정변이 일어나 우리가 그리던 민주주의 시작이 되지는 않았지만 자유롭게 걸을 수 없었던 국민들이 앞으로는 자신의 힘으로 걸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고 아픈 역사를 그린 영화 <효자동 이발사>의 역사적 이야기와 줄거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영화 정보

개요 : 드라마 / 한국 / 116분

개봉 : 2004. 05. 05

평점 : 7.51

주연배우 : 송강호, 이재응, 문소리, 노형욱, 류승수, 조영진, 손병호

감독 : 임찬상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