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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 보는 동양 역사 이야기

영화<광대들:풍문조작단>으로 보는 세조시대 이적현상

by 역사는극치 2022.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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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광대들:풍문 조작단'은 세조시대에 놀랍고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는 세조실록의 기록을 보고 그 뒤엔 이 일을 꾸며낸 사람들 이 있었을 거 같다는 가정에서 만든 영화입니다. 물론 세조실록엔 자연적인 현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세조 혹은 수양대군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는 과거에도 꽤나 등장할 만큼 그의 일화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사건이 많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세조실록엔 꽤나 많은 기적 같은 현상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오늘은 이 현상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광대들-풍문조작단의 메인포스터로 배우 조진웅이 가운데에 그를 중심으로 왼쪽에 고창석&#44; 김슬기 배우가 오른쪽에 윤박과 김민석 배우가 분장을 하고 서있다
영화 '광대들:풍문조작단'의 메인 포스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적인 일

이적 현상이란 생소한 단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 기이하고 기적 같은 일을 가리켜 이적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세조실록엔 40여 건의 이적 현상이 나옵니다. 특히 세조 10년과 12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나타납니다.

영화 <관상>은 계유정난으로 많은 피를 보며 왕이 된 세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실제로 세조는 조카 단종을 왕위에서 쫓아내며 피로 일궈낸 왕입니다. 그만큼 강력한 왕권이 형성되었고 백성은 과연 이런 왕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요?

아래 이런 이적 현상들 몇 가지를 소개하겠지만 충분히 조작이 있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합리적인 의심은 할 수 있을듯합니다. 실록이란 본래 왕들도 관람하지 못하는 것이지만 세조라면 가능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특히 조선왕조는 전통적으로 유교 사상을 따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백성들 사이에선 불교신앙이 돌고 있었고 세조 역시 독실한 불교신자였기에 불교적 일화가 꽤 많이 나옵니다.

영화 <광대들:풍문 조작단>은 그래서 민심을 바로잡고 왕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한명회가 광대들을 모아 기획했다는 상상력으로 출발한 영화입니다. 

 

정2품 소나무

세조실록에 나오는 이적 현상 중 하나인 정2품 소나무가 있습니다. 세조 10년 2월 속리산 법주사로 가는 길에 부처님의 손바닥 모양을 한 소나무 가지 때문에 가마가 지나가지 못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때 소나무 스스로가 가지를 들어 올려 가마가 지나갈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후 세조는 이 소나무에게 정2품 벼슬을 내렸고 실제 이 소나무는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부처가 등장하고 사방에 꽃비가 내리다

세조 10년 5월 화암사에서 법회를 하던 중에 신비한 빛과 안개가 가득 차기 시작했고 부처가 나타났다고 하는 기록도 있습니다. 세조는 이 절에 다시 가 조상들의 위패를 모시기 위한 원당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같은 해 6월 원각사 위에서 사방에 꽃비가 내리며 꽃 향기가 가득 찼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12년 3월 세조가 금강산을 순행하는데 땅이 흔들리고 황금빛 하늘로 변하더니 꽃비가 내렸다고 합니다. 금강산에는 유명한 담무갈 보살을 모시고 있는 곳으로 계속적으로 불교를 상징하는 이적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런 일화는 조카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잔인한 왕이 아닌 부처가 인정한 왕이라는 것을 백성들에게 계속해서 보여주는 게 아녔을까 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퍼지면 불교사상이 지배적이었던 백성들의 민심을 잡기 수월했을 것입니다.

 

상원사 문수보살과 고양이

세조실록에 따르면 왕위에 오른 지 얼마 안 되어 온몸에 종기가 생겼다고 합니다. 폐위시킨 단종의 어머니인 현덕왕후가 세조의 꿈에 나타나 침을 뱉었는데 그 자리에 종기가 났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그렇게 종기로 꽤나 고생하고 있던 세조는 12년 가을 부처의 힘으로 피부병을 고치고자 월장사에 들러 예불을 올리고 상원사로 가던 중 오대산 물에 가려운 몸을 씻고 있었는데 숲 속에서 보이는 동자가 보여 자신의 등을 씻겨 달라고 했답니다. 세조는 동자에게 어디 가서 임금의 몸을 씻겨 주었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자 이에 동자는 세조에게 임금도 어디 가서 문수보살을 보았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세조의 종기는 감쪽같이 사라졌고 세조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문수보살의 화폭을 그리게 하였고 나무로 조각해 목조 문수동자좌상을 만들게 했다고 합니다. 

다음 해 상원사에 다시 찾아 예불을 드리러 불당 안에 들어가려 할 때 어디선가 고양이가 나타나 세조의 옷소매를 물고 늘어져 불당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고 합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왕은 불당 안을 샅샅이 뒤지게 했더니 자객이 숨어 있었다고 합니다. 고양이 덕에 목숨을 건진 세조는 고양이를 위해 논과 밭을 하사했다 합니다. 

 

영화는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세조실록의 이적 현상은 정말 기적적인 일들이 쓰여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조작인지 아니면 자연적인 현상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영화 <광대들:풍문 조작단>에선 배후가 있어 이런 현상을 조작하여 민심을 잡으려 합니다. 다소 유쾌하게 그려진 영화이지만 백성을 속이고 왕을 기쁘게 하기 위한 일이라는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이런 언론조작과 국민을 속이기 위한 가짜 뉴스는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특정 인물을 배척하기 위해 혹인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또는 국민들을 속이기 위해 누군가에 의해 가짜 뉴스는 지금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올바른 정보와 정확한 뉴스를 가려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영화 정보

개요 : 드라마 / 한국 / 108분

개봉 : 2019. 08.21

평점 : 7.55

관객수 : 63만 명

주연배우 : 조진웅, 손현주, 박휘순, 고창석, 김슬기, 윤박, 김민석

감독 : 김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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