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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 보는 동양 역사 이야기

김주혁님의 유작이 되었던 영화 흥부:글로 세상을 바꾼 자로 보는 홍경래의 난과 정감록

by 역사는극치 2022.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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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개봉한 '흥부:글로 세상을 바꾼 자'는 故 김주혁 님의 유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 소개의 줄거리를 보면 홍경래의 난 때 형을 잊어버린 동생 흥부가 형 놀부를 찾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나옵니다. 이 영화의 시작을 알린 홍경래의 난은 무엇이고 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라에서 버려진 땅

홍경래의 난이 일어난 원인은 대체적으로 2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세도정치의 부정부패와 다른 하나는 평안도 지역의 차별입니다.

평안도는 조선시대 서북지방으로 최전선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여러 전쟁으로 인해 수난을 당해왔습니다. 추운 지방이기도 하여 척박한 땅까지 가지고 있어 농사짓기도 어려운 환경이기도 했지만 농사로 인해 수확을 거두려 하면 연이은 전쟁으로 이들의 삶은 점점 피폐해져 갔습니다. 

더욱이 조선 후기 유배지를 보내는 곳으로도 바뀌어져 조선의 중심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기에 양반이라도 조정에 임용되기 힘들었고 과거시험을 잘 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성리학의 보급 또한 지연되어 성리학도 모르는 변방이라는 편견까지 생기고 맙니다.

지역 차별은 받았지만 대청 무역의 중심지로 상업이 발달하여 경제적으로는 부유한 지역이었습니다. 타 지역보다 자립도가 높았고 국경에 위치하고 있어 세금을 중앙으로 보내지 않고 독자적으로 운영했기에 더욱 재정이 풍족했습니다.

하지만 영조시대인 18세기 중반부터 평안도 재정을 끌어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유한 사람들 뿐 아니라 가난한 백성들까지도 수탈을 당합니다. 

 

저항의 상징이 된 홍경래의 난

이렇게 세도정치의 부조리함과 지역차별을 참지 못한 농민들은 홍경래를 중심으로 난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무려 10년이라는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쳤으며 주요 인물 등을 포섭하여 자금을 모았고 정감록의 예언을 이용하여 농민들의 공감을 샀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난을 일으킨 주요 인물들을 보면 농민들 뿐만 아니라 양반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평민 홍경래를 대원수로 하고 그 밑에 향임 김사용을 부원수로 양반 김창시와 양반의 서자 우군칙이 모사 자리에 있었습니다. 선봉장으로는 몰락한 양반 이제초와 평민 홍총각이 있었고 군수품을 조달하는 자리에는 상인 이희저가 맡았습니다.

이는 모든 계층이 이 난을 준비하고 참여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철저한 준비와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산 홍경래의 난은 1821년 1월 31일 평안도 가산에서 시작하여 파죽지세로 6개의 고을을 점령합니다. 이렇게 초반의 기세를 이어 나갔고 각 지방의 농민들도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배후를 기습한 관군에 의해 정주성으로 퇴각을 하였고 홍경래는 총에 맞아 전사합니다. 

이렇게 1812년 5월 29일 약 5개월 간의 대대적인 농민의 난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체포된 사람만 2,983명이었고 이 중 여자와 10세 이하 어린이들은 노비가 되었으며 나머지 1,917명은 참수형에 처해집니다.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지만 홍경래의 난은 저항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후 1862년 임술 농민봉기, 1894년 동학농민운동으로 발전이 되었습니다. 

난의 이유였던 세도정치의 폐해와 지역차별 철폐를 모두 이뤄내지는 못한 실패한 난이지만 철저한 계획과 모든 계층이 한마음으로 움직였기에 농민들의 의식을 성장시켰으며 부조리한 정부에 저항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된 것입니다. 

 

이 씨 왕조의 몰락과 정 씨 왕조의 탄생이 온다고 예언한 정감록

조선시대는 태종 이성계를 시작으로 이 씨 왕조가 대대적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작자미상의 정감록은 이런 이 씨 왕조가 몰락하고 새로운 정 씨 왕이 나타난다는 예언서입니다. '흥부:글로 세상을 바꾼 자'에서도 정감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만큼 백성들에게는 이미 유행처럼 펴져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양반들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꽤나 유명한 책이었던 거만큼은 확실합니다.

주된 내용이 이 씨가 망한다는 내용이기에 현 조선왕조에 반대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음은 분명합니다. 그렇기에 홍경래 역시 이 예언서를 통달하고 이를 이용해 심리적으로도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겁니다. 

 

영화는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처음에는 故 김주혁 님의 유작이고 필자가 좋아하는 역사 영화이기에 시청하였습니다. 우리가 아는 흥부전과는 전혀 다르 게 흘러가는 이 이야기는 홍경래의 난으로 시작하였고 부조리한 조정에 참지 못한 백성들이 또다시 난을 일으켜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습니다.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글이란 말과는 다른 또 다른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작적 효과와 청각적 효과 모두 없기에 읽는 사람의 상상력에 따라 천차만별의 해석이 나오기도 하며 말 보다 더욱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기에 영향력 또한 커집니다. 

영화 속에서 흥부(정우)의 글재주로 조선 사람들을 웃고 울리기도 했으며 부조리한 관료는 이를 이용하여 조선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계획도 만듭니다. 정감록 역시 초본이 없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기도 하였지만 후에 일제강점기 시대에 신흥종교의 경으로도 활용되었을 만큼 글이라는 힘은 어떤 사람이 다루고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성격과 의미가 바뀌기도 합니다. 

요즘은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와 인터넷 발달로 모든 사람들이 쉽게 글을 쓰고, 쓰인 글은 여러 사람과 여러 매체를 통해 전파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글이 오해를 일으키기도 하며 선한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글이 가지고 있는 힘을 잘 기억하고 서투르게 사용하지 않기를 바라며 영화 <흥부:글로 세상을 바꾼 자>의 역사적 배경이 된 '홍경래의 난'과 예언서 '정감록'에 대한 이야기를 끝맺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정보

개요 : 드라마 / 한국 / 105분

개봉 : 2018. 02. 14

평점 : 6.88

관객수 : 41만 명

주연배우 : 정우, 김주혁, 정진영, 정해인, 김원해, 정상훈

감독 : 조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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